― 혼돈 속의 정적: 제국의 평화는 창조의 침묵인가, 가능성의 요람인가?토인비는 문명 붕괴기의 정치적 산물인 세계 국가(universal state)를 단지 ‘종말의 징조’로만 보지 않는다. 그는 이들이 **전도성(conductivity)**과 **평화(Pax)**라는 특이한 역사적 유산을 남긴다고 강조한다. 겉보기엔 수동적이고 보수적인 국가들이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안정성은 역설적으로 문화적, 기술적 확산을 촉진하는 조건이 된다.로마 제국에서 아랍 칼리프, 도쿠가와 막부에 이르기까지, 이 '고요한 제국들'은 저항의 부재 속에서 형성되고, 의외의 방식으로 창의적 재구성을 가능케 했다.🏛️ 1. 질서의 창조자? 무저항의 수혜자?세계 국가는 대부분 강력한 지도력보다는 사회적 피로와 저항의 소멸 속에서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