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인비의 틀에서 보면, AI의 등장은 그 자체로 문명의 쇠퇴의 ‘증거’라기보다는, 쇠퇴의 징후이자 촉매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단계적으로 살펴보자. 문명의 성장을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에 응답하는 과정이라 했다. 하지만 문명이 기계적으로 반복되고, 그 반복이 모방(mimesis)의 기계성으로 굳어질 때, 문명은 자율성과 창조성을 잃고 스스로 무너진다.그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날 AI는 다음과 같은 문명 쇠퇴의 세 가지 징후와 맞닿아 있다:1. 창조성의 외주화인공지능은 분석하고, 판단하며, 예측하고, 창작한다.→ 즉, 기존에 ‘창조적 소수’가 수행하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과거엔 인간이 예술과 해석의 주체였지만, 이제는 ‘생성 AI’가 광고 문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