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인비

AI는 문명 쇠퇴의 징후이자 촉매

JJKims 2025. 3. 27. 15:06

토인비의 틀에서 보면, AI의 등장은 그 자체로 문명의 쇠퇴의 ‘증거’라기보다는, 쇠퇴의 징후이자 촉매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단계적으로 살펴보자.


 문명의 성장을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가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에 응답하는 과정이라 했다. 하지만 문명이 기계적으로 반복되고, 그 반복이 모방(mimesis)의 기계성으로 굳어질 때, 문명은 자율성과 창조성을 잃고 스스로 무너진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오늘날 AI는 다음과 같은 문명 쇠퇴의 세 가지 징후와 맞닿아 있다:


1. 창조성의 외주화

인공지능은 분석하고, 판단하며, 예측하고, 창작한다.
→ 즉, 기존에 ‘창조적 소수’가 수행하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과거엔 인간이 예술과 해석의 주체였지만, 이제는 ‘생성 AI’가 광고 문구, 그림, 음악까지 생산한다. 이때 인간은 선택만 한다 — 선택지조차도 알고리즘이 설계한 것이지만.

이러한 구조는 토인비가 말한 "리더조차 자신의 사회적 드릴에 최면된 상태"와 유사하다.

리더조차 사회적 드릴에 최면된 상태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드릴(social drill)**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반복되는 행동 양식, 관습, 규범, 역할 등을 말한다. 초기에는 질서와 협력을 이끄는 데 유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을 자동화된 루틴 속에 가두고, 더 이상 비판적 사고나 창조적 응답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계화된 규범'으로 변질될 수 있다.
🔍 사례:

  • 기업에서의 '정량 목표 중심 경영'은 매출, 성과지표를 달성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며, 구성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나 문제 제기는 오히려 방해 요소로 간주된다. 이러한 환경에선 관리자도, 직원도 모두 숫자라는 '드릴'에 갇히게 된다.
  • 교육현장에서 시험 성적만이 전부인 제도는 학생과 교사를 모두 '점수 생산 기계'로 만들고, 사고력·상상력·윤리의식 같은 문명적 자질은 뒷전이 된다.
  • 관료제 사회에서의 ‘서류 처리 절차’는 문제 해결보다 절차를 따르는 것에 집중하게 만든다. 결국 공공 조직은 살아있는 판단 대신, 형식과 반복에 갇혀 기능이 마비된다. 단순한 훈련을 넘어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반복되는 행동 양식, 관습, 규범, 역할 등을 말한다. 초기에는 질서와 협력을 이끄는 데 유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을 자동화된 루틴 속에 가두고, 더 이상 비판적 사고나 창조적 응답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계화된 규범'으로 변질될 수 있다.
    즉,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는 자'가 아닌, '도구에 의해 지시받는 자'로 바뀔 때, 문명의 방향은 바뀌게 된다.

2. 모방의 전면화와 자기 정체성의 상실

SNS는 집단적 모방을 전례 없는 속도로 확산시킨다.
‘좋아요’ 알고리즘, 추천 피드, 바이럴 트렌드 — 모두 자기 정체성을 외부로부터 주입받게 만든다.
이는 토인비가 경고한 모방이 창조성을 대체하는 구조, 그 자체이다.
결국 사람들은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반응이 좋은가”로 행동하게 되며, 이는 문명의 창조적 토대를 약화시킨다.


3. 의사결정의 자동화와 리더십의 탈감정화

오늘날 리더십은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최적화, ROI 예측 등에 의존한다.
→ 리더가 더 이상 '창조적 영감'이나 '윤리적 직관'을 따르지 않고, 모델이 제시하는 답을 실행하는 관리자가 된다면?
이것은 토인비가 말한 “긍정적 실패”: 지도자가 군사적 드릴의 조율자, 혹은 폭력적 수행자로 전락하는 전조와도 같다.


🤖 결론 : AI는 '쇠퇴의 도구'가 아니라, '쇠퇴의 확대경'

AI는 인류 문명이 이미 잃고 있던 창조성과 자율성의 부재를 더 뚜렷하게 드러내는 장치이다.
AI는 문명의 쇠퇴를 유발한다기보다는, 가속하고 가시화한다.

조각상의 틈 사이로 드러난 금속 회로와 디지털 코드, 그리고 ‘AI’로 각인된 확대경이 문명의 내면 붕괴

이 말은 두 가지 뜻을 내포한다:

  1. 가속한다: 인간의 창조성 고갈과 자동화 의존이 서서히 진행되던 경향을 AI는 몇 배 빠르게 밀어붙인다. 원래 수십 년 걸릴 문화적 변화가 몇 년 만에 일어난다.
  2. 가시화한다: 겉으로는 '혁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명의 내적 기반(도덕, 상상력, 비판정신)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다. AI는 '거울'처럼 문명의 속살을 보여주는 장치다.

따라서 문제는 AI가 아니다.
문제는 인간이 자기 판단, 창조성, 윤리적 직관이라는 문명의 핵심 기능을 위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대안은 무엇인가?

토인비식 해법은 단호하다.
쇠퇴를 극복하려면, **새로운 창조적 응답을 시도할 “창조적 소수”**가 다시 등장해야 한다.
이제는 AI와 공존하면서도, 도구에 끌려가지 않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리더십과 상상력이 절실하다.
 


🪞**“AI는 당신 손에 들린 확대경이다.** 그것은 당신 안의 균열을 들추어낼 수도 있고, 그 균열 사이에서 피어나는 창조성을 비출 수도 있다.”

토인비식 해법은 단호하다.
쇠퇴를 극복하려면, **새로운 창조적 응답을 시도할 “창조적 소수”**가 다시 등장해야 한다.
이제는 AI와 공존하면서도, 도구에 끌려가지 않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리더십과 상상력이 절실하다.